갱린손바닥으로 방바닥을 내리치며 외쳤다 핏기없는 얼굴이 험상궂게 일그러졌고 가늘게

갱린손바닥으로 방바닥을 내리치며 외쳤다 핏기없는 얼굴이 험상궂게 일그러졌고 가늘게 째진 눈은 밤골댁을 노려보고 있었다 사람이허는 참말얼 끝꺼정 그리 비비틀어서 듣는 것이야 당신 맘때로요 헌디 나가 고런 생각얼묵고 여그 찾어왔으먼 개아덜이요 외서댁이 술집여자도 아니겄고 나가 그냥 재미로만 헌짓이 외서댁얼 망치게 허고 냄편할라 죽어뿌러 아럴 델꼬 앞날 살기가 각다분허겄다 싶어쪼깐 맘써볼라고 헌 것이다 그말이요 내 새끼야 엄니가 키우는 것이고 고것 있다고 나 살기에 불편시런 것 하나또 R소 청년단 감찰부장 자리가 떨어지겄소 처녀장개럴 못 가겄소나가 원체로 불량허다고 소문나서 나가 허는 말언 다 못 믿겄는 모양인디 나도 양심 쪼가리넌 쪼깨 있는 사람새끼요 나가 허고 잡은 말 다 끝냈고 거그서 나 말 안 믿은께 가겄소 염상구는 일어섰다 밤골댁이 무슨 말인가를 하려 했고 외서댁이 빠르게 어머니의 소매를 잡아끌었다 염상구는 지게문을 거칠게 밀고 나갔다 5소화의 씻김굿 굿은 이틀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길닦음에 쓸 작은 꽃상여의 네 기둥에 노란 붕어를매다는 것으로 소화는 굿 준비를 모두 끝냈다 언제나 그러는 것처럼 홀가분하면서도 뿌듯한 기분과 함께 아득하면서도 상그러운 피로감이 전신을 적셔들었다 첫 고비의 큰짐을 부린 만족감과 안도감이 겹치면서 맛보게 되는 기쁨이었다 굿을 잘 치르려면 준비물 마련부터 순조로와야 했다 눈썰미 좋고 일손이 엽렵한 들몰댁 덕에 일을 쉽게 마무리 짓게 되자처음에 다소 내키지 않았던 기분도 말끔히 가시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몸을 편히 갖고마음을 정리해 굿풀이 사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암독하는 일이었다 들몰댁 고상허시었소 소화는 밝으면서 잔잔한 웃음을 지으며 들몰댁을 바라보았다아니구만이라 지야 무신 기자님이 다 애쓰셨제라 색색의 종이조각들을 치우던 들몰댁은쑥스러워하며 눈길을 피했다 그녀의 얼굴에도 밝은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길남이가 안직도 서운해헐란지 몰르겄소 그 고마운 맘얼 그리 무질러뿌렀으니 미안허기도 허고 짠허기도 허고 영 맘에 걸리요 소화가 생각에 잠기며 나직나직하게 말하고 있었다 무신 말씸이신게라 다 지 전정 생각허시는 짚은 맘으로 허신 일인디라 기자님이 그리짚은 맘으로 지 자석덜 대혀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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