했고 도미코는 길든 짐승처럼 순종했다

했고 도미코는 길든 짐승처럼 순종했다 마침내 도미코는 열락의 정점에 이르러 몸부림을 치며 울부짖다가 곧 죽은 듯이 사지를 늘어뜨렸다 얼마나 시각이 흘러갔는지 모른다 이반이 장군의 부인 도미코를 세 번이나 안았다가 놓았을 때는 성 밖의 절에서치는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오고 있었다 무려 세 식 경이나 방사를 치루었던 것이다 옷을 걸친 이반이 자리에 단정히 앉았으나 도미코는 알몸인 채 침구 위에 누워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반이 헛기침을 했을 때 도미코가 겨우 실눈을 떴다 이런 쾌락은 처음이다 가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 도미코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대 품에 안겨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관령 호소카와는 앞에 엎드린 사내가 머리를 들었을 때 입을 열었다 기쿠지 일본 제일의 검객이라던 너도 별 수가 없는가 보구나 벌써 닷새가지나지 않았느냐 그러자 사내가 흐린 눈동자로 호소카와를 보았다 지난번 벽에서 나타났던 사내였는데 이제는 얼굴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30대 후반쯤의 나이에 피부가 검고 어깨는 넓어서 강인한 인상이다 빈틈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내가 입술도 달삭이지 않고 말을 이었다 와타나베가 어디로 숨었는지 알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와타나베 말이냐 이름만 들어도 짜증이 났는지 호소카와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 왔구나 그래 놈은 어디에 있느냐 아베와 연관이 있소이다 주군 정색한 기쿠지가 물고기처럼 흐린 눈으로 호소카와를 보았다 아베의 부하를 미행하다가 와타나베의 심복과 만나는걸 보았지요 긴장한 호소카와가 눈을 치켜 떴고 기쿠지의 말이 이어졌다 와타나베의 심복은 지금 북문 밖의 민가에 숨어 있습니다 놈은 아베와 와타나베의 연락 역인 것 같소이다 그렇다면 아베가 기쿠지를 끌어들였단 말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부하들끼리 왜 만나겠습니까 아베 이놈 벽을 쏘아보며 호소카와가 잇 사이로 말했다 이 놈이 언제나 내 기선을 꺾는구나 이제는 이대로 둘 수가 없다 주군 기쿠지가 목을 늘이더니 목소리를 낮췄다 아베는 어젯밤에 별궁에 들어갔다가 축시가 되어서야 나왔소이다 별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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