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단 말이다 백동혁이 와락 가위 잡은 손

없단 말이다 백동혁이 와락 가위 잡은 손에 힘을 주자 손가락 두 개가 나뭇가 지처럼 떨어져 나갔다 가운뎃손가락은 거죽이 다 잘리지 않아서 손 바닥에 매달려 있다 으으으악 방안이 떠나갈 듯한 비명을 지르면서 김동천이 의자에 주저앉았으나조준을 잘못했으므로 방바닥에 엉덩이를 찧으며 의자와 함께 넘 어졌다 아이고 아이고내 손가락 손을 흔들자 가운뎃손가락이 대롱거리며 흔들렸다 백동혁이 입맛을 다시며 잠자코 그를 내려다보면서 서 있었다 탁자 위로 담배 연기가 부옇게 떠 있었다 회의실에 앉은 사내들 은 제각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츠나 가끔씩 눈을 돌려 문 쪽을 바라보았다 상석과 마주 보는 자리에 앉은 사내는 안기부장 이찬형이었 고 그의 옆에는 제3차장인 고성섭이 서류를 뒤적이고 있었다 그의 치명타를 입다 317옆쪽에 앉은 사내는 치안감 박동호였고 앞쪽에는 경찰청장인 하석 재 그의 옆에는 검찰총장인 이인영이었다 장관 회의실이었으나타원형의 긴 탁자와 십여 개의 의자외에는 장식물이 없어서 소박하다기보다 황량한 느낌이 드는 방이었다 강 한석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되는 곳이었다 그는 필요없는 가구나 인 물은 그냥 두지 못하는 성품이었다 그는 일을 벌여서 잘못한 책임은자신이 지고 공은 대통령에게 돌린다는 확고한 의지와충성심이 있 는 인물이었다 이윽고 방문이 열리면서 장관이 들어서자 이찬형을 제외한 사내들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찬형은 허리만 비틀어 그에 게 목례를 보냈다 이거 늦어서 미안합니다 각하께서 여러가지 말씀을 하시는 바람에 예정보다 늦어졌습니다 이찬형을 향해 말하며 강한석이 자리에 앉았다 3공에서 5공깐지 의 시절만 해도 안기부는 권부의 핵이었으나 이제는 장관급으로 격 하가 되었다 이찬형이 머리를 끄덕였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는서열에 연연해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러한 성품을 존경하는 부하 들도 있었지만 안타까워하는 부하도 있었다 고성섭이 힐끗 자신의 상관인 이찬형의 눈치를 살핀 것은 그가 후자의 범주에 든다는 것을 나타내는 행동일 것이다 저어 회의를 하기 전에 먼저 각하께서 내리신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강한석이 갖고 들어온 노트를 펼쳤다 우선 김원국의 조직을 원천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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