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이엔가 날아가 맨머리가 되어 있었 다 동무 이리
어느 사이엔가 날아가 맨머리가 되어 있었 다 동무 이리 내려와 그는 아직도 앞을 향한 채 엎드려 있는 부하 전사의 허리춤을 잡아당겼다 이제 이쪽의 사격은 뜸해진 대신 놈들의 포격은 더욱 심해져 갔다 부하가 허리를 참호의 벽에 부딪치며 그의 옆으로 주저앉았다 번쩍이며 터지는 포탄의 섬광에 그의 얼굴이 힐끗 보였다 죽은 얼굴이었다 돌격 돌격 앞으로 장영환 옆으로 이한성 소위가 헐떡이며 다가왔다 화염에 비친 얼굴이 땀에 젖어 번들거리고 있다 얼마 남지 않았어 우리가 먼저 고지를 점령해야 돼 그들의 뒤를 쫓듯이 다가오는 일본군의 기갑 보병들을 의식하고 하는 말이다 전차포가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고 불바다가 된 전방의 능선에서는 아직도 총탄이 쏟아지고 있다 장 병장네가 1분대를 맡아라 김 하사가 전사했다 215고지의 격전 55 이한성이 헐떡이며 소리쳤다 그들은 이제 완만한 능선을 휘청이며 뛰어오르고 있었다 갈대가 드문드문 나 있었지만 돌멩이가 발에채이는 험한 지대였다 네 옆의 분대원을 모아 어서 그들은 횡대를 이루어 돌격하고 있었지만 뛰는 속도와 지형의 차이 등으로 대열이 흐트러졌고 적의 공격으로 비게 된 곳도 많았다뒤를 따르는 일본군 기갑 대대는 분계선을 넘을 때까지 장갑차 안에들어가 있어서 포격의 피해가 적을 것이다 3분대를 불러 이한성이 다시 소리치자 장영환은 옆쪽의 어둠 속으로 머리를 돌렸다 어이 분대 로분대 희끗한 사람이 형체 두어 개가 갈대숨 위로 드러났다가 번쩍이는섬광 속에 잠간만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이 3분대 새끼들아 어떤 씨발놈이야 누군가가 바로 옆쪽에서 불쑥 소리쳤으므로 장영환이 총을 고쳐 쥐었다 나 1분대 장 병장이다 너는 누구야 나 김을수야 제대 말년 병장 김을수였다 그의 모습은 연막 속으로 다시 사라 졌다 장영환은 이제 자갈 투성이의 경사면을 헐떡이며 기어올랐다 기 관총탄이 그의 옆쪽을 스치고 지났지만 조준해서 쏘는 것 같지가 않 56 밤의 대통령 제3부 르 다 탱크에서 쏘아 제친 연막탄이 능선 위를 가득 덮고 있었으므로 그들은 이제 안개 속을 혜쳐 나가는 것 같았다 돌격 돌격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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