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칼이 번질번질 윤이 났고 머리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지저분한 느낌이 들
검은 머리칼이 번질번질 윤이 났고 머리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지저분한 느낌이 들었다상담 끝나면 바로 연락해 주시오알겠습니다한 시간이 지나도록 앉아 있었으나 상담이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어젯밤 과음을 한 탓인지 한세웅은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머리를 끄덕이며 졸았다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 넘어지려는 것을 무의식중에 바로 잡은 한세웅은 잠에서 깨어났다 입가에 침이 흘러나와 있었으므로 손등으로 닦고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대기실에는 7 8명의 세일즈맨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유럽계통의 사내들도 있었고 동양인들도 보였다 시계를 보자 열두시가 가까워져 있었다 한세웅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도인에게 다가갔다칼리프에게 이야기 했소당신이 한국인 미스터 한인가요그렇소오늘은 바쁘니까 내일 오라고 하던데요한세웅이 이맛살을 찌푸렸다누가 그럽디까칼리프요그는 검은 얼굴로 눈 한 번 깜짝이지도 않고 한세웅을 바라보았다 커다란 눈에 짙은 긴 속눈썹이 너절하게 달려 있었다그럼 압둘라를 만납시다 압둘라에게 미스터 한이 만나잔다고 전해주시오압둘라는 칼리프하고 같이 있습니다 압둘라에게만 이야기 할 수 없어요잠시 그를 바라보던 한세웅은 몸을 돌렸다 몇 명의 사내들이 한세웅과 시선이 마주치자 머리를 돌렸다 유럽계통의 사내 한 명이 한세웅에게 어깨를 으쓱 치켜 올려 보였다 호텔로 돌아온 한세웅은 잠시 로비를 서성거렸다 열두시부터 한국대사관 앞의 중국식당이 문을 열 것이다 그곳에 가면 한국식 짜장면과 우동을 먹을 수 있었다 밥맛이 없으면 스팀라이스에다가 간장과 칠리소스를 넣고 비벼 먹어도 된다 흰 턱수염을 기른 노인이 다가왔다택시한세웅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10여 년 전의 옛날에는 어리숙한 동양인이 지리를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는 한창 때였을 이 노인은 아마도 동양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운 멋진 추억거리를 가지고 그러나 지금은 요르단 시장물가가 어떻고 어디가 좋은 술집이라는 것을 이 노인 이상으로 알고 있었다 이젠 이 노인이 순진해 보이는 것이다 노인은 한세웅이 웃자 입을 벌리고 따라 웃었다 앞니가 두어 개 빠져 있었고 길고 누런 색깔이었다이봐요 데드씨까지 택시 전세로 얼마요한세웅이 묻자 노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입을 다물고 한세웅을 바라보면서 어지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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